춘곤증에 빠진 공격력을 깨워야 진짜 봄이 시작된다.

성남 일화는 20일 저녁 8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러시 앤 캐시컵 2011’ 3라운드 대전 시티즌과의 홈경기를 치른다.

성남은 ‘러시앤캐시컵 2011’ A조에서 1무 1패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팀 당 3경기씩을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공동 2위인 인천, 경남(이상 1승 1무)등을 추격하기 위해서는 이번 대전전에서 반드시 승점 3을 따야 한다. 올 시즌 대전은 정규리그 집중을 선언하면서 컵 대회에는 2군 선수들 위주로 출전하고 있다. 그만큼 승산이 높다는 얘기다.

성남은 4월 첫 경기에서 승리(부산전 2-0승)를 거두며 봄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이후 경기에서 2무에 그치며 주춤하더니, 지난 17일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6라운드 인천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하고 말았다. 경기 시작 후 5분, 경기 종료 전 5분을 조심하라는 축구 격언을 상기시키듯, 성남은 전반 1분과 후반 46분 1골씩을 내주고 말았다. 이른 시간에 기습적인 골을 허용했고 이후 상대가 극단적인 수비 축구를 펼쳐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볼 점유율을 크게 높이며 여러 차례 인천 골문을 위협했지만 공격 시도에 비해 득점은 1골에 그쳤다. 후반 33분 홍진섭의 동점골 이후 파상 공세를 펼치며 인천의 수비를 흔들었지만 주어진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뼈아팠다.

분명 봄은 왔지만 봄같지 않다. 문제는 득점력이다. 성남은 4월 들어 치른 공식 4경기에서 1승 2무 1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 3일 K리그 부산 아이파크 전에서 2-0으로 이긴 이후 3경기 연속 무승이다. 골 결정력이 저조하고 골운마저 따르지 않으면서 승점 쌓기에 실패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 부임 첫 해인 2009년 성남은 초반 8경기에서 3승 4무 1패(10득점 8실점)을 거뒀다. 지난해 기록은 4승 3무 1패(17득점 6실점)를 거뒀다. 반면 올해는 1승 3무 4패(6득점 9실점). 실점도 약간 늘었지만 역시 눈에 띄는 차이는 바로 득점력이다. 한 경기 최다 득점이 2골에 불과하다. 절반인 4경기를 무득점으로 끝냈다.

주축 선수들의 이탈이라는 악재 속에서 분투하고는 있지만 충실한 내용에 비해 결과는 아쉽기만하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골 결정력 향상이 최우선 과제다. 진정한 봄을 즐기기 위해서는 춘곤증에 빠진 공격진이 깨어나야 한다.

올 시즌 성남 공격진은 조동건 남궁도 김진용 등이 이끌고 있다. 모두 태극마크를 달았던 선수들이다. 절대적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지금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찌보면 감각을 되찾는 것이다. 그리고 그를 위해서는 계기, 즉 ‘골 맛’을 보는 게 필요하다. 화끈한 공격력에 불길을 당겨줄 전환점이 절실한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대전은 아주 반가운 상대다. 컵 대회의 대전은 2군 선수들 위주로 출전하고 있기때문이다. 정규리그에서 대전은 2실점으로 최소 실점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인 수비를 토대로 선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컵 대회는 사정이 다르다.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게 하는 한편 전력 누수를 최소화해서 정규리그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는 게 대전 왕선재 감독의 계산이다. 그 결과 대전은 컵 대회 2경기에서 인천, 포항에 모두 0-3으로 완패했다.

아직까지 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성남 공격수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보약’이 없는 셈이다. 인정사정 봐줄 이유도, 여유도 없다. 대전을 제물로 공격수들의 킬러 본능을 일깨우는 것이야말로 이번 경기의 지상 과제다. 역대 전적에서도 46전 30승 11무 5패로 압도하는 동안 77득점에 38실점을 기록했다.

 

저작권자 © 분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