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은 유난히 비가 많이 오고 무더위도 심했다. 추석 연휴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다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콧물, 재채기, 코막힘 증상이 심해지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 병원을 찾기 시작한다.

각종 알레르기 증상과 처방을 알아보자.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서 건강은 자신있다고 생각했던 45세 김씨는 단순한 감기 증상으로 여겼던 콧물, 코막힘이 3주 이상 오래 가서 병원을 찾았다. 특히 탄천 주변을 걸으면 콧물이 줄줄 흐르고 재채기가 연달아 나서 운동하기 힘들었는데 그건 김씨의 돼지풀 알레르기 때문이었다.

탄천 주변에 많이 자란 돼지풀이라는 잡초의 꽃가루는 8월 말에서 10월 중순까지 많이 날리게 된다. 이 꽃가루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8월 말-10월 중순까지는 야외 활동을 삼가고, 외출하기 전 미리 알레르기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집에만 들어가면 콧물이 흐르고 코막힘이 심해지던 62세 오씨는 1년 내내 증상이 지속되자 알레르기 원인 검사를 받았다. 집에 먼지가 많아서 그럴까? 집먼지 진드기도 알레르기의 원인이라던데.. 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오씨의 알레르기의 원인은 곰팡이였다.

화분 가꾸기가 취미인 오씨는 베란다에 화분 수십 개를 놓고 가꾸는게 취미였는데, 실내 화초 귀퉁이에 잘 자라는 aspergillus 란 곰팡이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고 확인되었다. 이 곰팡이는 목욕탕에서도 흔히 보는 검은 곰팡이의 원인균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여름처럼 장마가 길고 습도가 높았던 경우, 곰팡이가 특히 번식을 많이 하면서 알레르기 환자들을 괴롭혔던 것이다.

우리는 흔히 집먼지 진드기나 꽃가루가 알레르기 원인이라 생각하지만 우리 생활 속에는 다양한 알레르기 원인이 많다. 제빵일을 하는 20대 김씨는 집에서는 아무 증상이 없는데 출근해서 일을 하면 재채기, 콧물, 코막힘이 심해져 일을 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최근엔 숨이 차고 기침도 심해져 검사를 하게 되었는데, 이 환자의 경우엔 제빵일을 하면서 접하는 밀가루가 원인이었다.
밀가루가 미세하게 날리는 환경에서 일하다 보니 코 점막이 밀가루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직업성 알레르기 비염과 기관지 천식이 생겼다.

중국집에서 새우 튀김을 먹다가 입술이 부어서 내원한 30대 이씨의 경우, 새우와 게에 대한 음식 알레르기가 있었다. 특정한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입술만 붓는 경우도 있고,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기도 했다. 술과 함께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을 먹으면 증상이 더욱 심해지기도 한다.

이처럼 알레르기의 원인을 알게 되면, 그에 맞는 처방이 가능하다. 돼지풀 알레르기가 있었던 김씨는 가을엔 탄천 산책을 줄이고 실내 헬스장에서 운동하게 되었고, 곰팡이 알레르기가 있었던 오씨는 목욕탕의 곰팡이를 제거하고 이끼 낀 화분들을 치운 후 호전되었다.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었던 김씨는 직업을 바꾸는 것도 권하였으나 일단 천식 흡입제 사용 후 증상이 호전되어 일을 계속하고 있다.

 도움말 : A&A내과 박소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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