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정기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을 준비하던 오케스트라단의 지휘자가 무대에서 떨어져 숨졌다.

22일 수원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9일(월) 수원시 인계동에 위치한 경기도 문화의 전당 행복한 대극장에서 공연 준비를 위해 객석 쪽에서 무대를 향하던 김환구(49세) 지휘자가 4.7m 아래 오케스트라 피트(무대 아래 오케스트라가 위치하는 지역)로 떨어져 머리 등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던 중 21일(수) 오후 12시 40분경 숨졌다.

경찰은 공연장 관리자와 무대장치 관리자 등을 상대로 안전관리 준수 여부 등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고를 목격한 단원에 의하면 이날 ‘밀레니엄 플루트 콰이어’의 지휘를 위해 리허설 시간에 도착한 김환구 지휘자는 이날 30여명이 넘는 단원들의 자리 배치를 체크하기 위해 객석을 통과해 가던 중 추락한 것이다.

이미 리허설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객석 쪽에는 암흑과 같이 어두웠으며 더듬더듬 걸어가던 중 중앙에 있던 간이계단으로 올라가다가 바닥으로 내려가 있던 오케스트라 피트를 분간할 수 없어 발을 헛디뎌 사망으로 이르게 된 이 사건에 대해 공연관계자들은 사건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경찰들과 함께 현장조사를 하러간 목격자들의 진술은 묵살한 채 사건의 진실을 덮어버리기 위해서만 급급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공연에 참여하는 단원들이 속속들이 도착하고 있는 시간에 오케스트라 피트가 내려져 있던 이유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그 전날 공연이 끝난 후 공연 관계자가 그대로 두고 갔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공연을 위해 아래 창고에서 의자와 보면대를 올리기 위해 내려놓은 것이라는 등 일관성이 없는 진술을 하였다.

지휘자와 함께 공연장으로 들어선 연주자 두 사람은 무대는 환했고 평상복을 입은 남자들 네 명이 보였는데 객석은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어두워 더듬거리며 걸어가던 중 갑자기 쾅하는 소리가 들려 무슨 소리인지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앞서 가던 지휘자의 모습이 사라졌고 ‘사람이 떨어졌다!’라는 외침을 듣고 내려다보니 신음소리와 함께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지휘자의 모습이 보였고 서둘러 119에 연락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들은 리허설 대관시간이 1시부터였는데 무슨 공사장처럼 간이 계단이 중앙 쪽에 놓여져 있었던 점과 오케스트라 피트가 내려져 있는 위험한 상황임에도 안전에 대한 안내가 전혀 없었던 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통상적으로 지휘자는 객석과 무대의 간격이나 높이 등을 파악하기 위해 공연장 출입구를 통하여 들어가 살피게 되는 것인데 공연 관계자는 지휘자가 출연자 출입구로 들어가지 않고 공연 출입구를 통해 들어갔던 것을 이유로 단순 개인 과실로 몰아가려는 태도에 대해 울분이 터진다고 했다. 만일 대관시간이 아니었다면 당연히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것이 무단 침입이 되었을 것이나 이미 대관 계약서에 대관시간이 오후 1시부터였고, 공연 관계자가 무대단을 쌓기 위해 1시까지는 꼭 와달라는 통보에 따라 서두른 것 뿐 인데 사고가 난 이후에는 ‘왜 이렇게 일찍와서 난리냐?’고 한 것은 무슨 경우인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안일한 공연장 관리로 인해 희생된 김 환구 지휘자는 대학에서 플루트를 전공한 후 후학 양성과 여러 오케스트라의 음악 감독과 지휘를 하며 활발한 활동을 해 왔으며 플루트 곡의 편곡자로 이름이 알려져 있었다.

사망소식을 접하고 조문을 하기 위해 모여든 음악인들은 전도양양한 천재 음악인을 어이없이 잃게 된 것이 너무나 안타깝고 아깝기만 하다고 했다.

유가족들은 하루속히 진실이 왜곡되지 않게 밝혀져 고인을이 명예롭게 소천할 수 있기를 바랄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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