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입시철이다. 숨가쁘게 생활하며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우리나라 고3 학생의 현주소를 알아보기 위해 분당의 명문고인 서현고 3학년에 재학중인 설재이학생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해보기로 하였다.

설재이 (서현고 3학년)학생은 중2부터 고1까지의 시간을 캐나다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돌아와 한국의 교육과정에 합류하여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극복하고 정상궤도에 올랐으며 유학생활을 헛되이 하지 않도록 수능준비를 하면서도 열심히 공부하여 토익 만점이라는 쾌거를 올리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다. 그는 바쁜 시간을 쪼개 봉사활동에도 충실한 야무진 학생이다.

“저는 워낙 영어에 관심이 많고 좋아하기 때문에 영문학과와 같이 영어에 관련된 전공을 선택하고 싶어요. 또한 사회경제에도 큰 흥미를 느끼기 때문에 경제학과나 국제통상학과 쪽으로 지원하고 싶은 생각도 하고 있어요. 현재 수시 1차 접수가 시작된 상태라서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는데 에세이, 면접, 포트폴리오 등 해야할 일이 너무나 많아 시간이 빠듯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중이랍니다. 사실 수시 1차 준비를 하면서 심적 부담감이 매우 커요. 수능공부도 해야 하므로 시간도 없는데 준비하려니 힘든건 사실이예요. 하지만 ‘급할 수록 돌아가라’라는 말이 있듯이 이렇게 바쁜 때일 수록 마음을 편안하게 하려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어요.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커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에 큰 기대는 걸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차근차근 당면한 과제를 풀어가야겠지요.”

선생님들은 부모님이상의 조력자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과정, 그러니까 캐나다로 치면 8학년 2학기부터 10학년 2학기까지 총 2년 반 동안을 캐나다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오고 나니 무엇보다 한국의 교육과정을 따라잡는게 가장 어려웠어요.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시기인 중학교 2, 3학년을 지내지 못해 공백기간을 메우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어요. 또한 캐나다에서 만큼 선생님과 친밀한 관계를 갖기가 힘들었어요.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가 캐나다와는 크게 달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조금 필요했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당시에 제가 여러 가지 문화적인 관념에 갇혀있어 마음의 문을 쉽사리 열지 못했던 것 같아요. 지금 현재 저는 담임선생님과 부장선생님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고 있어요. 선생님들은 저의 지원대학과 전공을 고려하여 여러 가지 조언을 아끼지 않으실뿐더러 필요한 서류 등을 신속하고 꼼꼼하게 처리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게다가 담임선생님께서는 학교에 나오지 않는 방학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도움을 요청할 때면 언제든지 조력자가 되어주시고 멘토링을 해주시고 있어요.”

건강관리는 수험생에게는 공부만큼 중요해

“4당 5락이라고들 하더라구요. 저도 잠을 줄여가며 공부하느라 여념이 없어요. 수시준비를 위해 면접학원을 다니고 있고 학교 수업이 끝나면 보통 곧바로 학원을 가기 때문에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예요. 학원 수업이 없는 시간은 혼자 독서실에 가서 수능공부를 하고 있어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건강에 무리가 올것 같아 매일 비타민을 섭취하고 있어요. 또한 잠자기 전과 일어난 후에는 반드시 스트레칭을 하고 있어요. 근육을 풀어주고 어깨 뭉친 것도 풀어주다보면 기분도 상쾌해지게 되더라구요. 또 물을 많이 마셔요. 수험생들에게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건강이 우선되야 하잖아요.”

토익만점에 봉사활동까지 척척 수행해 나갈 수 있는 사랑의 힘

“캐나다에서 보낸 시간을 헛되이하고 싶지 않았고 장래에 사회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는 저의 실력을 강화시키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토익을 준비하게 되었어요. 토익이라는 시험이 저에게는 처음의 경험이라서 부담감이 매우 컸어요. 그래서 토익전문학원을 다녀볼까도 생각해보았지만 시간도 빠듯하고 바빴기 때문에 혼자서 책을 사서 풀었어요. 매일 아침 자습 시간에 집중해서 한 강씩 풀어 채점하고 오답 확인을 꼼꼼히 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아요.”

“봉사활동이요? 저는 봉사활동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달란트를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주는 것이 진정한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봉사점수를 채우기 위해 의무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수행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봉사활동이 아닐까요? 저는 영어에는 자신이 있는 과목이라 매주 일요일마다 복지관에 나가 4시간씩 영어학습 도우미로써 봉사활동을 해왔어요. 복지관에서 도움을 받는 초등학교 5학년 여자아이의 학습을 도와주었는데 그 아이는 처음에는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를 힘들어 하여 교과서로 진도를 나갔고 시간이 지날수록 실력이 느는 것을 보고 직접 교재를 사서 새롭게 진도를 나갔어요. 매주 단어 시험과 숙제 검사를 하고 지문을 같이 읽어 발음 교정을 도와주었어요. 또 영작과 지문해석도 함께 하다 보니 어느덧 실력이 늘어 정말 보람을 느꼈답니다. 봉사활동이라는 것은 즐거운 산책과 같은 일이며 저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야한다는 교훈을 터득하게 된 좋은 경험인것 같아요. 물론 한국만 봉사활동 시간을 정해 놓은 것은 아니지만, 총 60시간이라는 봉사활동시간을 의무적으로 채워야한다는 압박감이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건 사실이예요. 봉사활동 장소에 대한 정보도 그다지 없어 그렇다보니 시간 채우기에 급급해 제대로 된 봉사활동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일이 발생하지요. 학교에서 봉사활동의 장소를 제공하고 장려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설재이양은 봉사활동이야말로 사회에 참여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앞으로도 꾸준한 봉사활동을 하고싶다고 했다.
“대학 입학후에도 봉사활동을 더욱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봉사도 하고 싶어요. 캄보디아처럼 여러 가지 손길이 필요한 나라에 찾아가 힘닿는 부분까지 해보고 싶어요. 또한 월드비젼을 통해 주기적이며 지속적으로 어려운 아이들과 교류하며 도움을 주고 싶어요. 그리고 그동안 겁이 많아 하지 못했던 헌혈도 꼭 해보고 싶어요.”

삶에 있어 목표의식은 가지고 살아야...

설재이양은 입시와 졸업을 앞두고 있는 고3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목표의식을 갖고 생활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저는 후배들이 막연하게 학창생활을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가진 특기나 취미를 잘 살려 계발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의식을 지니는 것일 거예요. 목표의식이 없으면 동기유발이 되지 않아 쉽게 좌절하고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예요. 자신의 목표를 정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것이 좋겠지요. 또한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 것도 중요할 거예요. 지나간 일에 지나치게 연연해하지 않고 훌훌 털어버리고 재도전하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정신건강에도 좋을테니까요.”

입시준비를 하면서 설재이양이 책을 놓지 않는 것은 명작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세상 이치와 간접경험이 되기 때문이란다.
“저는 ‘Lord of the Flies'(파리대왕)이라는 책이 아주 감동적이었어요. 인간에 내제된 폭력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책이었기 때문이지요. 인물 또한 어린 남자아이들로 설정해 야만적인 행동이 더욱 충격적으로 드러나 인상깊었어요. 이 책은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영화 촬영 후 아역배우들이 정신치료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인간의 폭력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어요.“

소신껏 행동하라!

“저는 ‘소신껏 행동하라!’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아 생활하고 있어요. 자신의 신념을 지켜 다른 사람들 말에 휘둘리지 않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주체성을 잃지 않아야 비판적인 태도를 지닐 수 있기 때문이예요. 남의 말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우유부단한 태도로는 발전을 이루기가 힘들다고 생각해요. 자신만의 고유한 생각에 자신감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 까요? 외국유학도 같은 맥락으로 소신껏 결정했으면 좋겠어요. 흔히들 외국의 교육환경이 한국보다 좋다고들 하지만 그것이 100% 맞는 말은 아닌 것 같아요. 물론 한국만큼 입시경쟁도 치열하지 않고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지 않아 자유로운 것은 사실이예요. 하지만 한국의 입시문제에 대해서는 무조건 부정적이기 보다는 그로인해 학생들에게는 동기유발이 된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경쟁이 치열한 만큼 스스로 열심히 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지요. 목표도 없이 그저 빡빡한 한국의 교육환경을 회피해 외국 유학길에 나서는 것은 외화낭비에 시간 낭비일 거예요.한국이라는 작은 나라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힘은 성실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요?”
설재이양은 작은 체구이나 다부지고 건강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 차세대 한국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재목이 분명하겠다는 생각이 인터뷰를 하는 동안 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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