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많은 신문사를 거쳐 왔다. 1995년 기자생활을 처음 시작했으니, 햇수로도 중년 짬밥은 됐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이놈의 지역이라는 틀을 놓고 아주 작은(?) 신문을 만들다 보니, 늘 존재감과 더불어 생존이라는 외줄타기로 하루하루가 힘들다.

조선, 중앙, 동아일보처럼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신문이 아니다 보니, 취재과정에서 매체 설명에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렇다고 특종을 만들어 대대적인 보도를 한 적도 없다. 창피하지만 자주 ‘찌라시’로 비유되는 자존심 상한 말까지 들어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지역을 지키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내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 어려서 성남에 들어와 35년 가까이 살아왔던 곳이고, 내가 15년이라는 기자생활을 한 곳도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남들은 내 동네가 시끄러워지던 말던 써대면 그만이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지 않다. 내 선배가, 후배가 엮이지 않았는가. 이런 일로 지역 발전에 저해하지는 않았는지를 먼저 생각한다. 그렇다 보니 제대로 글이 써질리 없다. 남 눈치 보기 바쁘다. 글보다 말이 앞서가는 ‘이상한 기자’란 소리를 듣지만 나는 그게 좋다.

글을 쓰기 전에 몇 번의 말(토론)과 생각, 그리고 지역의 앞날까지(다소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생각한다.

지역언론발전토론회에서 윤창근 시의원이 2010년 10월 25일 현재 지역 인터넷 신문만 21곳이라고 했다. 성남시청 윤기천 홍보담당관은 성남시에 공식으로 출입을 통보한 언론사와 기자가 78개사 100여 명에 이른다고 했다.

홍수다. 글쟁이가 이렇게 많다니. 수적 발전은 엄청난 장족이다. 하지만 염려도 따른다. 많다보면 사단이 나기 마련이다. 변질이 생긴다. 토론회에서 참여자치시민연대 이덕수 상임대표가 말한 대목이 가슴 아프다. “발행인이 기자도 하고, 취재대상자와 인과관계를 형성한다. 때문에 논조가 바뀌기도 한다. 심층은 없고 단순 보도성 기사만 있다.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에 오?탈자가 많고, 누구는 ABC도 모르고 기사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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