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일화가 12일 오후 3시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전북 현대를 상대로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홈 개막전을 치른다.

성남은 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가진 포항 스틸러스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1-1로 비기며 아직 첫 승 신고를 하지 못했다. 이번 상대는 최근 성남을 여러 차례 울렸던 전북 현대다. 성남 신태용 감독은 홈팬들 앞에서 화끈한 공격 축구로 승리를 거둬 전북 전 악연을 끊고 기분 좋은 출발을 하겠다는 각오다.


악연의 고리를 끊는다
성남은 전북과의 역대 K리그 전적에서 26승 18무 15패(85득 81실)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1999년 FA컵 결승에서 만나 3-0으로 이기며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2000년 천안에서 성남으로 연고지를 바꾼 이후 전북과의 악연이 시작됐다. 성남 연고 이전 이후에도 18승 8무 12패(56득 48실)로 앞섰으나 2008년 이후 전적에선 3승 2무 7패로 뒤지고 있다.

▲ 2010년 미디어데이 행사에 나란히 앉은 신태용 감독(왼쪽)과 전북 최강희 감독.
▲ 2010년 미디어데이 행사에 나란히 앉은 신태용 감독(왼쪽)과 전북 최강희 감독.
성남은 특히 주요 고비마다 번번히 전북에게 발목이 잡혔다. 2000년 FA컵 결승에서 0-2로 져 대회 2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2008년 정규리그 3위를 기록한 성남은 6위 전북과 치른 6강 플레이오프에서 전반 29분 두두의 페널티킥으로 리드를 잡았으나 후반 30분 최태욱에게 동점골을 내준 데 이어 연장 전반 9분 루이스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1-2로 졌다.

1년 후 챔피언결정전에서 다시 만나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으나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2차전에서 1-3으로 패해 K리그 8번째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두 팀은 2010년 플레이오프에서도 격돌했고 이번에도 웃은 쪽은 전북이었다. 성남은 전반 22분 조성환에게 헤딩 결승골을 실점하며 0-1로 무릎을 꿇었다.

이 정도면 성남에겐 악연이 따로 없다. 올해 K리그 정상을 꿈꾸는 성남에겐 이번 전북 전 승리가 매우 중요하다. 기선을 제압하고 젊은 선수들에게 전북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

성남에게 긍정적인 요소는 많다. 성남은 2009년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2승 1무(4득 1실)로 무패 행진을 내달렸다. 막강 화력을 지닌 전북을 상대로 1골 밖에 내주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수비를 펼쳤다. 그리고 성남은 2001년 이후 정규리그 홈 개막전 10경기 연속 무패(7승 3무 17득 8실)를 기록 중이다. 2005년 5월 15일 전북과의 정규리그 홈 개막전에서 두두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한 경험이 있다.


하강진, 무실점으로 자존심 지킨다
올해 성남의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가 바뀌었다. 하강진이 정성룡의 빈 자리를 메운다. ‘프로 2년차’ 하강진으로선 현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인 정성룡에 비해 지명도가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실력과 잠재력에선 전혀 뒤지지 않는다. ‘포스트 정성룡’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성남에 우승 트로피를 안겨 준 신의손, 김해운, 권찬수, 김용대, 정성룡 등 골키퍼 계보를 이어갈 후계자다.

 ▲포항과의 원정 경기에서 인상적인 성남 데뷔전을 치른 하강진 골키퍼.
 ▲포항과의 원정 경기에서 인상적인 성남 데뷔전을 치른 하강진 골키퍼.
신태용 감독은 “정성룡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있다. 올해 히트 예감이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내며 하강진에게 주전 골키퍼 장갑을 끼게 했다.

그런 하강진에게 전북 전은 매우 특별하다. 성남 선수들 가운데 가장 전북 전을 별렀다. 지난해 수원 삼성에 입단한 하강진은 2010 남아공월드컵 이후 이운재를 밀어내고 주전으로 올라서면서 주가를 높였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5골이나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다. 프로 데뷔 이후 개인 1경기 최다 실점의 불명예였다. 그날 이후 전북 전을 고대했던 하강진으로선 4개월 만에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를 얻었다.

전북 전을 앞둔 하강진의 컨디션은 최상이다. 포항 전에서 1실점을 했지만 종료 직전 노병준의 페널티킥 슈팅을 막아내며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프로 데뷔 후 첫 페널티킥 선방으로 성남 이적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강진은 “몸 상태는 매우 좋다. 전북 전 무실점으로 자존심 회복과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기대되는 ‘New & Young’ 성남
또 대거 떠났다. 지난해 김정우, 이호, 파브리시오, 장학영이 팀을 떠난 데 이어 올해에는 몰리나, 조병국, 전광진, 김철호, 고재성이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하강진, 남궁웅이 새로 영입됐지만 팀 공격의 중심인 라돈치치의 부상까지 더해져 시즌 전 예년에 비해 선수단의 무게가 떨어지고 전력이 처진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이는 성남의 현 주소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그동안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김태윤, 윤영선 등 젊은 선수들과 심재명, 박진포 등 신인들을 중용했다. 포항 전 베스트 11 가운데 외국인선수 사샤를 제외한 10명의 평균 나이는 24.1살이었다. 1984년생인 남궁웅이 가장 나이가 많았다.

▲ 지난 5일 포항과의 경기에서 K리그 데뷔전을 치른 심재명(왼쪽)과 박진포.
▲ 지난 5일 포항과의 경기에서 K리그 데뷔전을 치른 심재명(왼쪽)과 박진포.
젊고 새로워진 성남은 기대 이상이었다. 포항 전에서 전반에는 다소 밀렸으나 후반 들어 팀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위협적인 공격을 펼쳤다. 골 결정력과 행운이 따랐다면 이길 수도 있었다. 조동건, 김진용, 남궁도 등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위협적이었고 심재명, 박진포 등 신인들도 프로 데뷔전치곤 나쁘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은 “힘든 경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대로였다. 그래도 결과에 만족한다. 무난했다”면서 “선수들이 기대치의 6~70%에 미치는 경기를 했다. 아직 내가 원하는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쉬움이 묻어나는 말이지만 뒤집어 보면 손발이 맞고 시간이 지나면 더 잘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성남은 우려와 달리 그렇게 약하지 않다는 뜻으로 전북과의 홈 개막전을 통해 ‘진짜’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이기도 하다.

젊고 새로워진 성남은 기대 이상이었다. 포항 전에서 전반에는 다소 밀렸으나 후반 들어 팀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위협적인 공격을 펼쳤다. 골 결정력과 행운이 따랐다면 이길 수도 있었다. 조동건, 김진용, 남궁도 등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위협적이었고 심재명, 박진포 등 신인들도 프로 데뷔전치곤 나쁘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은 “힘든 경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대로였다. 그래도 결과에 만족한다. 무난했다”면서 “선수들이 기대치의 6~70%에 미치는 경기를 했다. 아직 내가 원하는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쉬움이 묻어나는 말이지만 뒤집어 보면 손발이 맞고 시간이 지나면 더 잘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성남은 우려와 달리 그렇게 약하지 않다는 뜻으로 전북과의 홈 개막전을 통해 ‘진짜’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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