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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 험해진 잠버릇, 그냥 넘길일 아니다?렘수면행동장애 있으면 파킨슨, 치매 발생 위험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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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20  11:41:11

   
 
<사 례>
경기도 용인에 사는 윤모씨(63세)는 최근 부인의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았다. 윤씨의 험한 잠버릇 때문에 최근 몇 년 간 밤잠을 설치던 부인이 급기야 병원을 예약한 것이다. 윤씨의 잠버릇은 단순 잠꼬대, 잠투정으로 넘기기엔 상태가 심각했다. 평소 자다가 소리를 지르며 벽을 친다던가, 부인에게 발길질을 하는 것은 예사였다. 하지만 정작 본인 잠버릇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윤씨는 하루 밤 동안 이뤄지는 수면다원검사 결과, ‘렘수면 행동장애’라는 병명을 얻게 됐다.

보통은 수면 중 신체 움직임을 이르는 ‘잠버릇’을 자연스런 현상으로 여긴다. 어린 아이나 청소년기의 잠버릇은 성장 과정의 일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60대 이상 노인이 나이 들어 잠버릇이 험해진 경우라면, ‘렘수면 행동장애’일 가능성이 높은데다, 파킨슨병 또는 치매의 전조증상일 가능성도 있어 면밀한 추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수면장애클리닉 윤인영 교수팀이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60대 이상 노인 348명을 대상으로 야간수면다원검사를 실시했더니, 총 7명이 ‘렘수면 행동장애(RBD: REM sleep behavior disorder)’로 나타났는데, 이 중 4명은 순수한 일차성 렘수면 행동장애였지만, 3명은 파킨슨병에 병발된 렘수면 행동장애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본 연구에 따른 우리나라 노인인구에서의 렘수면 행동장애 유병률은 2.01%로, 이는 이제까지 외국에서 보고된 유병률인 0.38~0.5%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다.

그동안 렘수면 행동장애가 파킨슨병이나, 루이소체 치매 등 뇌의 퇴행성 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이처럼 국내에서 렘수면 행동장애의 유병률이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는 “렘수면 행동장애는 발병 5년 내에 20%, 10년 내에 40%의 환자가 파킨슨병이나 치매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우리나라 노인 인구에서 렘수면 행동장애가 흔하게 발생한다는 근거가 마련된 만큼, 고약한 잠버릇을 그냥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렘수면 행동장애로 진단을 받았다면 파킨슨병이나 치매 등 뇌 퇴행성 질환의 예방차원에서 정밀한 신경학적 평가가 주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렘수면 행동장애는 자다가 소리를 지른다던가, 팔을 휘두르거나 다리로 차는 등의 격렬한 행동적 증상을 보이면서, 본인 스스로는 깨어난 후 ‘쫓기거나 싸우는 꿈을 꿨다’라고 기억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면 꿈을 꾸는 수면으로 알려진 렘수면 동안 근력 긴장도가 증가되는 상태를 관찰할 수 있다.

반대로 신체적 행동과 같은 임상적 증상을 보이지 않지만, 수면다원검사 상에서 렘수면 동안 근긴장도가 증가하는 ‘무증상 렘수면 행동장애(subclinical RBD)’도 적지 않다. 이번 연구에서는 348명 중 4.95%(18명)이 잠재적으로 렘수면 행동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무증상 렘수면 행동장애’로 진단되었다.

윤인영 교수는 “렘수면 행동장애는 수면 중에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스스로 자각하기 쉽지 않은 어려움이 있지만, 정확한 진단 후에는 약물치료 등으로 뚜렷한 증상 호전을 얻을 수 있으며 경과도 좋은 편”이라며 “따라서 악몽을 꾸는 일이 잦거나, 함께 자는 배우자가 수면 중 이상 행동을 보일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수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한편, 본 연구는 수면 연구에서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Sleep’ 최근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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