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을 넘어 혁신의 길로

통합은 절차만 남았습니다.
통합신당이 출범하는 데 특별한 장애도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통합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새정치를 위한 수단입니다.

통합신당은 제대로된 혁신으로 새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새정치와 정치혁신을 위한 비전과 프로그램을 가져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할 길에 대해 치열한 논쟁도 마다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선은 새정치의 방향부터 옳게 설정되어야 합니다. 새정치는 정치를 약화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국회와 정당의 역할과 기능을 약화시키는 것도 아닙니다.

독선과 불통, 부정과 부패의 낡은 체제를 깨뜨리는 유능한 정치가 새정치의 본질입니다.
국회와 정당의 기능을 정상화시키고 강자의 기득권 체제를 효과적으로 제어해 나가는 것이 정치혁신입니다.

한마디로 ‘정치가 해야할 일을 잘 해내는 것’이 새정치이며 정치혁신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새정치와 정치혁신 논의는 이것이 중심이 아니었습니다.
정치가 해야할 일을 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마치 ‘정치 내려놓기’처럼 보였습니다.

이제 통합신당은 정치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고 낡고 잘못된 정치구조와 문화를 바꾸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현재 우리 정치는 적대적인 정치문화와 지역독점 구조를 청산하고 대립과 분열, 독선의 정치체제를 혁파하는 것이 가장 중대한 혁신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 선거구제를 개편하고 권력분립과 책임정치를 저해하는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낳는 비정상적인 헌법도 개정해야 합니다.

이렇듯 우리 정치를 멍들게 하는 본원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새정치입니다.
통합신당이 이를 이루기 위해 집요하고 일관되게 실천할 때 비로소 새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통합신당은 정당의 진화를 주도해야 합니다. 우리 시대는 시민참여형 정당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원들의 의사를 존중하면서도 역동적인 시민들의 요구도 담아내는 정당이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시민들에게 개방적인 구조, 온오프가 결합된 현대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인터넷과 SNS를 활용한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로 미국 민주당은 두 번의 대선에서 승리했습니다.

영국의 노동당도 지난 2012년 ‘당원 중심 정당’을 벗어나‘시민참여형 정당으로의 진화’를 선언했습니다.

민주당은 인터넷 혁명으로 2002년 선거에서 승리를 일궈낸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시민참여형 국민경선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습니다.

이제 통합의 에너지를 시민참여의 에너지로 더욱 승화시켜야 합니다.
선거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정당 활동에서 시민들의 활발한 참여가 이뤄지는 통합신당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통합신당은 유능한 진보여야 합니다.
민주당이 추구해온 복지와 경제민주화, 한반도 평화라는 진보적 가치는 국민의 요구이며 시대정신입니다.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 것은 진보적 가치 때문이 아니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능력, 즉 실력이 문제입니다.

실력 있는 유능한 진보가 우리가 가야 할 길입니다.
유능한 진보는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함께 갖춘 정치입니다.
원칙과 이상을 지키면서도 모든 국가적 의제를 실사구시의 자세로 푸는 정치입니다.

민주정부 10년의 공과를 계승하고 민주, 민생, 평화의 가치를 실현하며 서민과 중산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으로서 유능한 통합신당이 되길 희망합니다.

민주당과 야권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정계개편, 통합, 연대 등으로 위기를 극복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이며 임시적 방편이었습니다.
이제 여기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됩니다. 새정치를 실현할 혁신정당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통합을 넘어 혁신으로 새정치를 실현하는 통합신당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2017년 정권교체를 이룰 수권정당으로 우뚝 서는 길입니다.

2014년 3월 4일
민주당 경기도당 위원장
국회의원 김태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