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통예술학교 관현악단 연주
 ▲국립전통예술학교 관현악단 연주
12월 4일 오후 7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국립전통예술학교의 제12회 전통예술제전이 화려한 막을 올렸다.

국악을 전공하고 있는 국립전통예술중학교 학생들이 올린 이번 무대는 학교를 설립한 향사 박귀희 명창의 업적과 예술 활동 일대기를 기념하는 총체 예술극으로 마련되었다.

향사 박귀희 명창은 보통학교 4학년 때 대구 오포동에 위치한 국악 교습소에서 들리는 소리를 담벼락에 기대어 따라 부르던 모습이 손광재 선생의 눈에 띄어 박지홍으로부터 본격적으로 판소리, 가야금 병창을 사사받게 된다.

1940년 조선일보 주최 전국명창대회에서 장원을 수상하면서 명창의 대열에 서게 되었고 이후 국극 작품에서 남장 역할을 맡아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며 여성국극 전성기에 왕성한 활동을 하였다.

또한 박귀희 선생은 ‘국악의 노래’, ‘꽃타령’, ‘옹헤야’ 등 수많은 국악곡을 작곡하였고 가야금 병창곡집의 저술, 전국의 전래민요를 채집하고 악보화하여 전승하는 등 국악 교육자로서의 큰 역할을 하였다.

무엇보다도 선생의 가장 중요한 업적은 기산 박헌봉, 김소희, 박초원, 김여란, 한영숙 선생 등과 뜻을 모아 국악예술학교(현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를 설립한 것으로,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던 인간문화재급의 명인들인 지영희, 신쾌동, 성금련, 김윤덕, 한범수, 한일섭, 이병우, 윤영춘, 이근성, 이창배, 전사섭 선생들을 모아 국악 교육의 장을 마련한데 있다.

여러 차례 교사를 이전하면서 박귀희 선생은 학교의 발전과 후학 양성을 위해 전 사재를 모두 학교에 헌납하였고 국악교육의 미래를 위해 평생을 헌신하였다.

이번 예술제전의 프로그램은 향사 박귀희 명창이 구성한 대표적 가야금 병창곡 ‘호남가’, ‘꽃타령’, ‘풍년노래’를 시작으로 본 공연의 서막이 열렸다.

 ▲국악예술학교를 설립하는 장면 재연
 ▲국악예술학교를 설립하는 장면 재연
 ▲대동가극단 재연
 ▲대동가극단 재연
1막은 ‘박귀희, 국악에 입문하다’로 박귀희 선생이 귀동냥으로 단가를 배우다 손광재 선생에게 발탁되어 국악에 입문하는 인연을 풀어갔고 2부는 ‘명인의 꿈을 찾아’로 대동가극단에 입단한 박귀희 선생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돌아다니며 유랑공연을 다니던 내용을 재연하여 만들어졌다. 3막은 국악예술학교를 설립하게 되는 장면을 연출했으며 박귀희 선생 작곡 ‘국악의 노래’를 바탕으로 새롭게 구성된 작품 ‘예사’를 피날레로 장식하여 희망찬 새 역사를 창조하는 위대한 소리의 향연을 보여주었다. 이 무대는 합창과 관현악, 무용, 연기 등의 모든 전공 분야의 학생들이 연합하여 향사 박귀희 명창에게 감사의 뜻을 담아 연주하였으며 모든 청중의 심금을 울리며 벅찬 감동을 느끼게 하였다.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 정회천 교장은 “무대공연을 통한 국악 활동의 소중함은 이루 말로 형언할 수 없다. ‘국악 대중화’와 ‘후학 양성’은 고 향사 박귀희 선생님께서 본교를 설립하시면서 정하신 건학이념이기 때문이다. 전통예술제전 무대를 통하여 한평생 국악의 계승발전과 창의적인 국악교육 사업에 전념하신 향사 박귀희 선생님의 불꽃같은 열정이 세대를 넘어 후대까지 전해지기를 소망한다.”고 인사말을 통해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최광식 장관은 “변화는 만물의 근원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는 이 시대에 창의성은 사회를 이끌어가는 리더가 반드시 갖추어야할 미덕이다. 우리의 전통이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변화, 발전해 가고 있음을 해마다 열리는 전통예술제전을 통해 확인해 왔다. 전통예술제전은 옛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법고창신의 현장이라고 할 것이다. 교직원 모두의 불면불휴(不眠不休)한 노력에 감사한다. 앞으로 더 창대한 민족 예술의 앞날을 만들어가는 밑거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축사하였다.

총감독과 지휘를 맡은 이은우 선생은 “밤늦게까지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모든 학생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덕분에 내용이 있는 알찬 무대로 기획되어 꾸며졌다. 벌써 내년의 예술제가 걱정이 된다.”며 땀방울을 훔쳤다.

우리의 것이며, 우리가 지켜야하는, 우리의 전통예술인데도 불구하고 주인의식없이 홀대받고 있는 국악을 국립전통예술학교의 학생들이 굳건히 지켜낼 것이라는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은 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부채춤 공연
 ▲부채춤 공연
 ▲풍물패 공연
 ▲풍물패 공연
 ▲화관무
 ▲화관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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