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짓누르고 있던 ‘기말고사가 끝났다’라는 해방감을 맛보기도 전에 성남소방서에서 구급차 동승실습이 시작되었다.

‘기대와 설렘’, ‘잘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전날 잠을 설치게 했고, 아침 햇살과 함께 눈을 떳다. 퉁퉁부은 눈으로 실습 할 준비를 하고 성남소방서에 도착하여 개략적인 설명을 듣고 근무할 창곡119안전센터로 이동하였다.

얼마후 구급출동 벨소리와 함께 첫 출동! 처음이란 말보다 가슴 더 뛰게 하는 말은 없는 듯 했다.

구급차를 타고 환자에게 도착할 때까지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딱 한 가지만 생각하기로 했다. ‘학교에서만 배운대로만, 공부한대로만 하자!’. 이렇게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고, 환자를 안전하게 병원으로 이송해주면서 나의 출동은 시작되었다.

그 이후로도 많은 응급환자를 이송하였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심장이 정지된 환자였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하니 환자는 편의점 바닥에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제세동기 모니터링을 하니 심실세동(심장의 박동에서 심실의 각 부분이 무질서하게 불규칙적으로 수축하는 상태로써 심실세동일 때는 심실에서 혈액이 박출(搏出)되지 않으므로 순환부전(循環不全)을 일으켜서 사망하게 된다.) 리듬이 보여서 제세동 한 후 현장에서 8분간 인공호흡과 가슴압박을 하는 심폐소생술을 하니 정상리듬이 돌아왔다. 하지만 이송 중인 구급차 안에서 다시 심실세동리듬을 보여 제세동하였고 응급실에 인계를 해줄 때는 맥박이 정상적으로 돌아와 ‘생명소생’의 기회를 경험하기도 하였다.

과연 우리가 없었다면 이 환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짐작하기도 싫은 상황이다.

이 환자가 이번 구급차 동승실습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고 보람을 느끼게 해준 환자였고, 긴박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최선을 다하는 구급대원들을 보면서 ‘정말 멋있다’는 생각과 ‘나도 이런 구급대원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예전 병원 응급실에서 실습을 할 때 119구급대원들을 보면서 “왜 이렇게 해왔지?”,“책에서는 이렇게 하지 않았는데!”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구급차량 동승체험을 마치고 되돌이켜보니 환자의 상황에 맞게 최선의 처치가 이루어졌음을 깨달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4주 동안의 실습기간중 힘들때도 있었지만 실습생인 나를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해주고 구급현장에서는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려고 애써준 구급대원에게 다시한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또한 성남시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배운 ‘살아있는 지식’이 누군가에게 ‘구원의 손길’이 되는 날을 기대하며 학교로 돌아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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