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깨, 검정깨, 약콩, 강낭콩, 콩나물콩, 햇찰수수 등 많지도 않은 곡물들을 자루에 각각 담아두고 손님을 기다리는 재래시장은 언제나 정겹고 흥이 나는 장소 같아요.

대형마트가 생기면서 다들 마트로 식품구매를 다녀서 소외되어 가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전통재래시장 이예요. 우리전통 민속5일장이 서고 있는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을 찾아 가 봤어요…

항상 지나다니면서 지나쳐 가기만 했지  민속5일장의 장날을 직접 구경해 본 적은 없었거던요.

5일장은 제가 어릴 적 많이 들었던 단어라 친숙하게 다가와요. 5일마다 한번씩 장이 열린다 하여 5일장이라 말하는 것이구요.

5일장이 열리는 장날은 여기저기 전국각지에서 모여드는 장사꾼과 또 지역특산물을 구매하려는 손님들로 북적이게 되고, 직접 키운 채소, 달걀, 곡식 등 없는게 없는 큰시장이 형성 되는 날이지요.

성남의 모란시장 장날은 4일, 9일 이여서 매달 4, 9, 14, 19, 24, 29일 민속5일장이 문을 열고 있어요.

 
 

12월 9일 오전 12시경 모란시장 장날 스케치

목이 길다란 버선이 걸려 있어서 겨울 방한용으로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겨울에 이런 것 하나 있으면 어디가서나 사랑 받지 않겠어요?

추위를 많이 타기 때문에 이런 방한용 아이템 너무 좋아하는데, 주인이 없어서 구입은 못 했어요.

점심을 먹으려고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인지 화장실을 가신것인지…..이렇게 자리를 비워도 서로 믿고 지켜주는 미덕이 있는 곳이 민속5일장이 아닌가 해요.

 
 
많지도 않은 물건들을 들고올 수 있는 만큼만 들고와서 팔고 있는 장사꾼들은 평범한 농사꾼이거나 수공업자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장사꾼은 몇안 되는 듯 보였어요.

집에서 직접 키운 야채와 곡물을 들고나와 팔아서 저녁 찬꺼리를 사 간다는 어느 할머니의 바램이 목을 빼고 앉아 손님을 기다리게 하는 이유여서 참 소박한 장사꾼들이 모인 민속5일장이라는 것을 알게 해 주었어요.

 
 
물건을 들고 나와서 파는 사람이 같은동네 이웃인지 서로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물건을 팔아 주거나 교환하기도 하던 모습도 보였구요.

물건을 사러 오는 사람들끼리도 만나 반갑다고 인사하며 서로 반가움에 손을 맞잡고 따근끈 국물이 파는 곳으로 함께 들어가는 모습도 보여 모란시장 장날은 오랜만에 이웃들을 만나는 장소이며, 다른 동네 친구까지 함께 얼굴 볼 수 있는 그런 만남의 장소 같은 곳이라 생각들었어요.

 
 
저 멀리 전라도 지역에서 올라 온 홍어회무침도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팔고 있고,

 
 
어깨에 장바구니라고 메고 나온 가방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채워져 가고 있는 듯 보였어요.

 
 
이것도 만지작~, 저것도 만지작~~~지팡이 하나 사는데도 한참을 고민하며 이것저것 만져보고 계시던 할아버지도 보였고, 손주를 업고 어린 손주 옷을 고르는걸 도와주는 어르신들도 보였어요.

 
 
등에 업힌 아기는 그 시끄러운 시장 한복판에서도 어찌나 새근새근 잘 자던지…할머니 등이 꽤나 따뜻하고 안락한가 보더라구요.

이런 날 안 보채고 잠들어서 따라다녀주니 효자이거나 효녀인게지요…

 
 
시끌벅적한 민속5일장이지만, 이런 장날 모란시장에서 울면 곶감 호랑이 등장 해줘야 하잖아요…ㅋㅋㅋ;;

어익후~~~저 곶감 정말 맛나 보여서 상주곶감이냐고 했더니 그렇다네요….얼마냐고 했더니 주인이 아니라며 지나가던 손님이 주인 오면 물어 보라네요…ㅋㅋㅋ

그런데 상주건지 영동것인지 어찌 알고 상주곶감이라 하셨을까요??….자주 모란시장 장날 나들이를 즐기는 분이신가봐요…

아마도 이 모란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물건들을 훤히 꿰뚫고 있으신듯 간고등어 사러 저~쪽~으로 가야한다며 손짓까지 해가며 바삐 걸어 가셨어요…

 
 
할머니가 손짓하는 곳을 보다 사탕과 카라멜이 수북이 담겨있는 소쿠리를 보니 반가워서 다가가서 구경 했어요.

유가, 땅콩카라멜, 왕눈이사탕, ….이것들 모두 제가 어릴 때 즐겨 먹던 군것질거리들인데, 그때는 누가 이런 것 하나만 주어도 금새 친해지거나 호감이 갔던 시절이 있었어요.

주머니에 카라멜이나 사탕을 하나만 넣고 다녀도 부자가 된 기분이 들어 즐겁고 좋았던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이런 먹거리 잘 못 주었다가 되레 혼이 난다지요…ㅜㅜ

한참 전 일이지만, 버스를 타고 가는데 어린아이가 배고프다며 칭얼거리고 울어서

제 가방에 있던 카라멜과 사탕을 꺼내서 주었는데 그걸 받아드는 아이를 보더니 부모가 꾸짓더라구요.

밥 맛 없어지니까 먹지 말라 그리고 이것 먹으면 이 섞는다 그러면서요…;;

아~~그때 내가 잘 못 했구나 하는 생각에 어찌나 미안하던지요…

 
 
오지랖 넓어도 안되는 것인데, 왜이리 오지랖이 넓은 것이냐며….;; 시대가 참 묺이 바꼈고 문화도 많이 변했건만 제 머릿속 오지랖은 언제나 제 어릴적 기준으로 어린애들을 보나봐요…ㅋㅋㅋ;;

그래도 이렇게 변하지 않고 전통을 이어주는 민속5일장이 있어 넘 즐겁고 행복 하네요.

오지랖 넓은 건 좋아하지 않지만, 시장 넓은 건 무지 즐거웠던 모란시장이라 민속5일장 구경하기 너무 즐겁고 재미 있었어요.

옛날 어르신들이 겨울이면 많이 신고 다니던 털신발이 요즘도 보이다니….와 신기….

모란시장 장날은 정말 없는게 없이 다 있는 듯 온갖 품목들이 다 보였어요.

 
 
 
 
 
 
 
 
파는 물건도 다양하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다양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더 솔솔 했어요.
 
 
 
 
원산지 표시는 기본인 듯 모든 물건 마다 원산지 표시가 확실하게 되고 있던 민속5일장 이여서 싼 가격으로 중국산을 사느냐, 비싸도 국산을 사느냐는 손님 마음 먹기 나름 이였어요.

 
 
 
 
시장다방~~~리어커커피숍 또는 일명 구루마커피숍~~~^^

모란시장 장날이면 만날 수 있는 이동커피숍인가 본데 어디로 배달을 가셨는지 리어커만 서 있었어요.

 
 
한참을 잘 구경하다 눈살 찌푸리게 하던 쾌쾌한 냄새가 나는 곳이 있어 보았더니 닭장과 개장이 눈에 보여 …

냄새가 어찌나 진동을 하던지 빨리 피해서 다른 곳으로 가고 싶어지면서 개장에 갖혀있는 개들이 불쌍하게 생각되어 그쪽으로 눈을 돌리지 못 하겠더라구요.

눈을 피해 다른 곳으로 총총 걸음 했어요….말로만 듣던 모란시장 개장수를 보고 온 샘이네요…;;

 
 
냄새만 맡아도 좀 전의 쾌쾌한 불쾌감을 주던 동물 냄새가 깔끔하게 싹~~~날아가게 해 주던 칡즙…

칡즙 한 잔에 천원……냄새로 기분 전환하고 지나쳤어요…^^;;

뭐니뭐니 해도 기분전환에는 이런 아이쇼핑이 최고이죠…ㅋㅋㅋ

 
 
 
 
이날 모란시장 장날 구경하면서 어리둥절 사람들 틈에 끼여 민속5일장의 흥겨움과 정겨움에 많이 즐거웠어요. 그리고 이날 사전 답사 잘 해 두었으니 조만간 사진기가 아닌 장바구니들고 모란시장으로 민속5일장 장 보기 체험 하러 갈까해요.

4일과 9일에 장이 열리는 모란시장은 분당선 모란역에서 하차해서 5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보이구요.

버스 이용 하신다면, 모란역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하세요.

대중 교통 이용하는게 좋구요. 개인 자동차 이용은 많은 불편을 겪으실 듯 해요.  모란시장이 열리는 이곳이 장날이 아닌 평일에 공동주차장인 곳이예요.

5일마다 모란시장 장날이 열리면서주차장이 시장으로 바뀌는 곳이니 차를 이용하면 많이 불편할 수 밖에요…주차 공간이 시장으로 변경되고 없으니 말이죠…

그러니 대중교통 이용해서 모란시장 장날 구경 해 보세요…^^

자료제공 끼투어(GGi 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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